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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관련

삼성, 희미해져만 가는 선대의 유산

by 김티거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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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신문에서 분석한 기사인데, 제목 그대로 "삼성, 희미해져가는 선대의 유산" 이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요즘 나타나는 삼성의 위기감을 잘 분석한 기사인 것 같다.

기사에서는 먼저 삼성전자는 일본의 전자산업을 곤경에 빠드렸던 한국의 최고 전자기업으로 이건희 회장과 같은 경영자의 결단력과 맹렬하게 일하는 끈끈한 조직력으로 현재 전자산업의 거인이 되었지만,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TSMC와의 격차는 심해지고 있으며, 이건희 전 회장이 키워놓은 사업의 유산으로 만들어지는 수익은 점차 약화되고 있고 사업의 쇄신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꼬집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삼성의 정체가 곧 한국 경제의 거울이라고 말하기도 ..

그리고 제목에서 소괄호에 "전례없으면, Go 하지 않는다" 라는 게 사실 제목만 봤을때는 몰랐는데, 기사 내용중에 삼성에서 일하는 30대 연구개발직 직원의 이야기를 실었다.

삼성 연구개발직 직원은 최근 자신의 직속상사에게 들었던 말을 잊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며, 새롭게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상사에게 보고를 했는데 그때 상사가 했던 말이..

"이 개발안이 예전에도 전례가 있었는지.. 그렇지 않다면 진행 사인은 낼 수 없어." 라고..

이 직원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도전하고 싶다"고 호소했지만,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의 상무 이상 임원의 임기는 1년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재계약이 없기에 출세의 경쟁 속에서 임원들은 단기 성과를 요구하며 현장 기술자들이 밑에서부터 기반을 잡아 연구개발에 도전하는 것을 막게 된다.

일본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많아서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이런 현상을 기사에서는 "대기업병" 이라고 이야기하며, 삼성도 현재 이러한 대기업병을 앓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성장의 기세가 줄어들고 있는 삼성의 실적

이러한 삼성의 모습에 지쳐 라이벌인 SK하이닉스로 돌아가는 기술자도 많다고 하는데, 엘리트의 모임으로 실패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고 있는 삼성에 대해 SK는 "새로운 아이디어도 적극 채용하지 않으면 삼성과는 싸울 수 없기에 우리는 도전을 좀 더 추천하는 사풍이 있다." 라고 이야기했다. 기사에서는 이러한 SK의 기업문화가 꽃 피게 된 것이 인공지능(AI) 분야의 성장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HBM(광대역메모리)로 불리는 차세대 D램이라고 이야기했다. SK는 현재 AI 반도체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미국의 엔비디아와의 관계를 깊게 가져가며, HBM에서는 삼성을 앞지르고 있는 모양새이다.

삼성 내부에서도 AI 붐을 잘못 읽었다는 동요가 큰 상황이었고, 23년 7~9월에는 특히 SK로 수요가 몰려들었는데, 다시금 삼성이 점유율을 되찾긴 했지만 이전의 여유는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일시적으로 좁혀지고 있는 삼성과 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

D램은 삼성이 일본의 도시바를 밀어낸 1992년 이후 30년 이상 세계 톱을 지키고 있는 분야이고, 지금까지 경쟁사에게 선두를 허락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경쟁력의 저하는 반도체 메모리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이닌데,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10년 이상 지켜온 세계 선두자리(출하대수 기준)를 23년에 애플에 빼았겼고 이러한 자사 스마트폰의 침체는 자연스럽게 자사의 부품 공급을 담당하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등의 다른 부문의 판매 감소로도 이어지는 부분이다.

사업구성에 거의 변화가 없는 최근의 삼성

삼성은 19년 시점에서 2030년 세계 선두를 슬로건으로 걸었지만 TSMC와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는 모습이고, 미국 정부의 지원책 등으로 미국의 인텔 또한 본격적인 활약을 표명하고 있어 2위인 삼성도 쫓기는 입장이 되고 있다.

가전과 디스플레이의 경우 값싼 중국의 경쟁업체가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기에 삼성의 주력 4개의 사업 수익력이 조금씩 약해지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최근의 이런 삼성의 약세가 그동안 써왔던 전략이 이제는 통하지 않는 글로벌 탑 기업이 되어서라는 아이러니가 있는데..

그동안 삼성은 "일본에 배워라" 라는 것을 경영전략의 한 축으로 잡고, 2000년대에 텔레비전이나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등으로 일본의 전자 대기업을 제쳐내는 것이 목표였었고, 이것은 현재의 삼성을 만든 좋은 전략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삼성은 누군가를 쫓아가야 하는 입장이라기보다 본인이 선두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앞서나가야 하는 입장이 되었기 때문에, 기존의 패스트 팔로워 전략은 이제 한계점이 왔다는 것..

이건희 회장이 이끌었던 삼성은 기존 사업들을 씨앗, 묘목, 고목 등으로 분류하여 사업쇄신을 반복하여 성장을 이어갔고, 그렇게 잘 나가던 시절에도 "10년 뒤에는 현재 사업이 모두 시장에서 사라질지 모른다" 라는 위기감을 심어내며 끝없이 나아가려고 노력했던 것이 삼성이었다.

그렇기 키워낸 이건희 회장의 4가지 사업체제는 현재도 유효하지만, 문제는 사업구성의 변화가 너무 부족해졌다는 점에 있다.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후 10년간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거의 수평적으로 움직인 것이 사실..

같은 기간 일본의 소니나 히타치와 같은 기업은 사업 구성을 크게 바꿔 수익성과 매출 성장을 이뤄내며 주가 또한 좋은 상승세를 보여주었지만, 삼성의 경우 주가가 계속 횡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폭이 약해지고 있다.(소니와 히타치 주가 비교)

 

삼성경영을 오랫동안 분석해 온 유진투자증권의 이승우 센터장은,

"삼성은 투자경쟁이라는 치킨게임 속에서 계속 이겨왔습니다. 이제는 좀 더 큰 그림을 그려줄 수 있는 경영자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무죄 판결로 이제야 3대째 경영이 본격화>

2014년 5월에 이건희 회장이 쓰려지며 대역을 맡게 되었던 이재용 부회장은 바이오사업 육성에 주력했고, 2016년에는 미국의 스피커 회사인 하만카돈을 인수하며 전장 부품 쪽으로도 변혁을 모색해왔다. 그러나 2017년 한국의 정권 교체 이후에 뇌물죄,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체포, 수감되었고 그 후에도 재판 대응에 쫓기는 등 경영을 적극적으로 주도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24년 2월에 드디어 1심판결이지만 무죄가 되어 사법 리스크로부터 해방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삼성에게 정말 아까운 시간이 허비되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어느덧 삼성을 맡았던게 10년차가 되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법 리스크로 빼앗겨 제대로 된 혁신이나 인수 등을 해보지도 못한 셈..

삼성 이재용 회장의 10년(거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활동하기 어려웠..)

이제 좀 더 본격적으로 이재용 회장의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기도 한데, 최근 기획된 신설조직인 미래사업기획본부라는 조직이라고 한다. 서울 R&D 캠퍼스에 자리잡은 기획본부에서는 삼성에서 의욕을 지닌 인재를 불러모았고, 이재용 회장의 추천으로 해외에서 기업가들도 초청했다고 한다.

제조업에 한하지 않고, 폭넓은 사업분야의 고수익 사업을 분석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것이 목표. 미래사업기획본부의 미션은 "삼성의 미래 모습을 그려나간다" 라는 것이고, 이러한 부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삼성이 현재 강점으로 지니고 있는 여유있는 현금 자산을 활용한 적극적인 합병 인수도 포함이 된다고 한다. 실제로 이재용 회장은 하만 정도의 기업 인수를 제외하면, 여러가지 사법 리스크로 운신의 폭이 좁았기에 그 뒤로 현금만 쌓아두고 이렇다할 인수합병을 추진하지 못한 것이 사실. 24년 연내에는 좀 더 구체적인 형태의 인수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재용 회장은 어느덧 실질적인 삼성의 톱이 되어 10년차가 되었고, 이정도 기간이면 인사를 장악하고 좀 더 자유롭게 삼성을 지배할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있는데, 재판의 최종 심문에서 "삼성을 세계 일류 기업으로 도약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 라고 맹세하기도 했다..(일단 좀 괴롭히지나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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