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무라는 공연을 기획한 디렉터는 정구호라는 분인데, 디자인계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하고계신 분이고 각종 공연을 기획하여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와이프가 정구호라는 분이 기획한 공연을 좋아해서 이번 일무라는 공연도 꼭 보고 싶던 찰나에 티켓팅도 성공해서 기분좋게 다녀올 수 있었음.
나는 이날 공연을 보러 가기 전까지도 사실 아무 정보 없이, 그저 와이프가 좋아한다고 해서 따라갔다온다는 개념으로 갔다온 거였는데.. 이따가 공연 후기를 좀 더 길게 이야기하겠지만, 정말 좋았다!!^^
암튼, 공연은 3시여서 미리 광화문쪽에 도착해서 돈의문박물관마을 쪽에 옛 분식집이 있다고 해서 점심으로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 학교앞분식이라는 곳이었는데, 핫플이었는지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들어갔음.
여기가 돈의문박물관마을이라는 곳인데, 학교앞분식처럼 실제 운영이 되는 곳도 있고, 문방구나 극장 등 옛날 그대로의 세트장 같은 느낌으로 나름 핫플이 되고 있다고 들었다.
옛날 분식집 컨셉을 잘 살린 느낌이었다.
우리는 떡볶이와 오뎅, 순대, 계란김밥, 미숫가루 정도를 시켜서 먹어보았음.
떡볶이는 옛날 느낌나고 맛있었는데, 계란김밥은 좀 간이 안되있어서 별루긴 했다..
이게 옛날 분식이라고 해서 역사가 오래된 인기 맛집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동네 컨셉에 맞춰서 만든 분식집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두번까지는 잘 안 갈 것 같은 곳이었는데.. 그래도 나름 뭐 잘 먹고 갑니닷..!ㅎㅎㅎ
든든하게 배를 채운 후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한 우리!! 멀리 간판으로 우리가 볼 예정인 일무 공연의 포스터도 보이고..
우리는 2층 쪽을 예매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포스터에도 여성 무용가 분 혼자 계시길래.. 혼자 추는 춤.. 이라는 의미의 일무인 줄 알았...ㅋㅋㅋㅋㅋ
암튼, 그렇게 아무 정보 없이 공연장에 입장했는데.. 대극장임에도 사람들이 거의 만석으로 꽉 찬 모습이었다.
그리고 정말 재밌게 공연을 즐기고 왔다! 출연진도 정말 많았는데, 역동적인 칼군무들이 나올때는 나도 모르게 소름이 좀 돋았다는...ㄷㄷ 장면 중에 순간적으로 무용단원들이 일렬로 늘어서며 콤파스처럼 중심점으로 해서 한바퀴 도는 장면이 기억나는데, 입을 다물 수 없었다는..!
일무라는 것이 옛날 종묘제례악의 의식무인 일무라는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전통 악기 느낌에 비트는 현대적인 느낌도 들었고, 그 음악에 맞춰서 점차 고조되는 역동적인 군무들이 일품이었던 것 같다.
공연중에는 촬영이 당연히 안되고, 커튼콜 때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된다고 해서 박수도 열심히 치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ㅎㅎ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만한 작품이었다.
기본 24명 정도, 최대 50명에 가까운 무용단원들이 하나의 움직임으로 멋진 춤사위를 보여주는 것을 보면서, 이런 장면 하나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을지 나로써는 상상이 가지 않는다..
공연 전에 봤어야 되는데, 이 팜플렛도 공연 후에 받아서 읽어봄..ㅎㅎㅎㅎ 다들 무슨 책자 같은것을 들고 계셔서 와이프가 그거 사고 싶어서 직원분께 여줘보니.. 아쉽게도 완판되었다고 한다 ㄷㄷ 대극장이 꽉 찼으니 그럴 수밖에..
4막 정도로 공연이 나눠져있었는데, 초반에는 여성단원들 남성단원들이 따로 따로 멋진 공연을 보여주다가 마지막 4막에서는 모든 단원들이 엄청난 리듬으로 합을 맞추며 엄청난 공연을 보여주었다.
와이프 덕분에(?) 이런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한 주말이었다.. 안 그랬으면 평생 접하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고 생각하면..ㄷㄷ
일단 올해의 공연은 이것으로 마무리라고 하는데, 일무라는 공연으로 전세계 투어도 하신다고 하고 아마 내년에 한국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컨셉은 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내년에도 이런 무용 공연이 있으면 꼭 보러 와야겠다.
여러모로 나의 문화적 시야를 넓혀주었던 귀중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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