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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등

불친절한 사회

by 김티거 2024.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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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명절때 부모님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4월즈음에 부모님께서 싱가포르 여행을 예약했다고 하셨다.

여행 준비 이야기를 신나게 나누다가 인천공항에 리무진 버스 타고 가시냐고 여쭤봤고, 부모님께서는 집앞에 리무진 타는 곳이 있으니 거기 시간 맞춰서 가서 타면된다고 하셨었다.

그런데, 내 기억에는 리무진 버스도 이제 미리 예약 안하고 타면 좌석을 잡을 수 없고 그냥 줄서서 태워주지 않았던 걸로 기억이 나서 말씀드리니 깜짝 놀라셨다는.. 그냥 예전처럼 줄서서 탑승할때 버스카드 찍고 그러면 되실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예약일에 맞춰 내가 좌석을 잡아 드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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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이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하면 자칫 부모님께서 신나는 여행 출발길부터 낭패를 보셨을뻔했다고 생각하니 다행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뭔가 유독 한국이 요즘 이런 빠른 변화에 대해 점점 불친절한 사회가 되고 있구나라고 느끼기도 했다. 뭔가 설명이나 이런게 굉장히 부족한 느낌.. 그냥 모르면 바보취급..이게 맞나..

한국은 워낙 그동안에도 빠르게 발전하긴 했지만, 요즘은 그런 빠른 변화가 세대별로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지는 것 같다.

요즘 무인 키오스크도 그렇고, 이런저런 예약이나 이벤트 등은 거의 스마트폰의 어플을 활용하거나 하는 일도 많아서 그나마 젊은세대인 나는 괜찮지만 부모님 세대에게는 꽤나 큰 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배려 따위는 없이 무조건 빨리 빨리를 외치며 조금 느리다 싶으면 민폐인듯이 윗세대를 대하는 경향이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또 하나의 일화가 생각나는데, 예전에 여행길에 휴게소에 들렀던 적이 있다.

요즘은 휴게소도 계산은 전부 무인기계로 바뀌어서 젊은 사람들도 처음에 당황하곤 하는데, 우리 앞에 줄섰던 할머니께서 와이프에게 자신의 카드를 주시면서 좀 해줄 수 없겠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할머니께서 원하시는 음식을 골라드리고 할머니가 주신 카드로 결제까지 잘 해드렸더니 할머니께서는 너무 감사하다고 말씀하시곤, "늙은이가 괜히 기계앞에서 우물쭈물해서 시간 끌어서 눈치보이는 것보다는 빨리 부탁하는게 더 낫다." 고 말씀하셨었다..

그렇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나에게는 당연한 시대의 변화를 남이 모르면 민폐 혹은 무지한 사람으로 치부하지는 않았나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런 것들이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계속 쌓이면 세대의 갈등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고, 돌이킬 수 없는 사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변화에 대해 좀 더 친절한 대한민국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알고 있다고 전부 아는 것도 아니고, 내가 모르고 있다고 전부 모르는 것도 아니니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때 좀 더 친절한 설명과 계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고, 변화에 적응하기 힘들어지는 순간은 무조건 올 수 밖에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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