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 대해 노동 착취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유엔에서 발표한 비즈니스와 인권 관련 보고서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특히 지적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업무 강도는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음 ㄷㄷ
유엔 보고서에서는 애니메이터의 저임금이나 과도한 장기노동, 불공정한 도급관계, 크리에이터의 지적재산권을 지키지 못하는 계약 등을 지적하며, 착취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최근 엄청난 수출 효자로 성장하여 22년에는 시장규모가 3조엔을 돌파하였고(원화 약 28조원), 올해 6월에 일본 정부는 "새로운 쿨 재팬 전략" 을 공표하며,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콘텐츠 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자리매김한 뒤, 해외시장 규모를 33년까지 20조엔 이상(원화 약 190조원) 으로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한다.
기사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유엔의 지적은 성장 기대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릴 수도 있는 문제라는 지적인데,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인권을 침해하여 만들어진 작품으로 간주된다면 미국의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를 전개하는 해외 기업이나 인권 의식이 높은 해외 소비자 등에 의한 불매운동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아마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본 분들은 OO 제작위원회라고 해서, 예를들어 귀멸의 칼날 시리즈라고 하면 "귀멸의 칼날 제작위원회" 이런 식의 수많은 위원회를 보셨을 것 같다. 일본은 특유의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데, 각각의 프로젝트처럼 특수법인을 구성하여 투자금을 조성하여 설립하는 식으로 운영이 된다.
일본에서 영화 수익의 분배 방식은 가장 먼저 극장에게 배급수당으로 50%가 할당되고, 나머지 50%를 제작위원회가 가져가는 구성이라고 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작품을 실제로 만드는 제작사는 제작비 정도의 수익만 분배를 받게 된다. 이렇게 하면 영화가 망하더라도 제작사는 제작비는 건지게 되니 손해볼 일은 없지만, 그러면서도 성공보수도 없는 것...
만약 제작사가 작품에 대한 성공에 확신이 있다면 제자위원회에 돈을 출자해서 성공보수를 받아가는 방법도 있긴 하다. 암튼, 일본만 가지고 있는 특유의 방식이라고 보시면 될 듯.
그냥 들으셨을때는 이게 무슨 이상한 거래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영상 매체 중에서 가장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 바로 애니메이션이고 그렇기 때문에 굉장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큰 예산을 들인 작품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손실 뿐 아니라 회사가 바로 없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ㄷㄷ
암튼, 유엔이 지적한 부분이 일본 애니메이션 비즈니스 특유의 제작위원회 비즈니스였는데, 애니메이션 제작사, 굿즈 메이커, 방송국, 광고 대행사 등이 참여하여 출자 비율에 따른 이익을 정산받게 된다.
애니메이션 제작에는 큰 자금이 필요한데, 현재 30분 단위의 애니메이션 1편을 만드는데 무려 2천만~3천만엔이 들고, 일반적으로 시즌 한개 정도의 작품을 완성하는데에는 약 3억엔(원화 28억원) 의 자금이 소요된다고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엄청난 히트작도 많지만, 그만큼 조용히 사라지는 작품도 많기에 제작위원회 방식으로 어느정도 리스크를 헷징한다고 보시면 될듯.
작업의 제작 단가도 10년 이상 변하지 않았다고 하며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의 임금 인상 여력도 부족한 것이 현실.. 그렇다고 임금 인상을 서두르게 되면 수익의 압박은 더욱 커져 제작 스튜디오의 도산으로 이어지는 부분이기에 만만치 않다는..
기사에서는 저임금 과중노동이 이어지게 되면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재들도 유출될 우려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늘어나는 일본 애니메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커녕, 이대로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쇠퇴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성장과 쇠퇴의 분기점에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애니메이션 비즈니스 관련 전문가는 인터뷰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의 자조 노력만으로는 현상을 타개할 수 없을 정도로 업계 관습이 깊은 상황입니다. 정부의 협의회 등을 통해 업계의 실태나 과제를 공유하여, 구체적인 개선책을 찾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이야기했다.
원래 우리 학창시절에도 일본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상당했지만, 요즘은 미국 등 서양 문화권에서도 일본 애니메라는 장르가 따로 취급될 정도로 엄청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드래곤볼이나 귀멸의 칼날 극장판 등 일본의 인기 시리즈는 미국에서도 개봉하면 꾸준히 박스오피스 순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런 성장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제작현장의 지속가능성이 필수적이며, 제작자의 노동이 착취로 계속 간주된다면 일본 애니메이션은 쇠퇴할지도 모르는 분기점에 와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상징인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최신작이었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는 최대의 제작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제작위원회 방식을 포기하고 유일하게 자체 제작비 조달을 하느라 쉽지 않았다는 기사도 본적이 있는데,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넷플릭스와 같은 스트리밍 업체와 계약을 맺기도 했었다. 덕분에 나는 지브리 작품 다시 정주행 잘 하긴했지만...ㅎㅎ
이렇듯 전세계에서 사랑받는 지브리 스튜디오 조차 작품 하나를 온전히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힘들게 자금 조달을 해야 하는 점만 봐도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작품 하나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굉장한 노력과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부분들을 예전에는 열정페이 느낌으로 최대한 뽑아냈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계속 한다는 것도 사실 쉽지는 않은 부분이기에 많은 고민이 필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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