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일본 특유의 장르라고도 할 수 있는 일명 "슬로우무비"의 대표주자라고 하면 아마도 "카모메식당"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나 또한 카모메식당을 보고나서 본격 슬로우무비 장르를 좋아하게 되었고, 대표적인 슬로우무비 전문 배우라고 할 수 있는 코바야시 사토미 배우의 다른 작품들도 좋아하는 편이다. "안경"이라는 작품도 나는 꽤 재밌게 봐서 그 작품에 대해서도 다음번에 한번 이야기해봐야겠다.
참고로 카모메라는 단어는 갈매기 라는 뜻으로, 직역하자면 "갈매기 식당"이 되겠다!
카모메식당에 대한 재밌는 일화도 있는데, 감독과 작가가 친한 친구 사이였는데, 영화감독인 오기가미 나오코가 작가인 무레 요코에게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영화를 위한 책을 하나 써줄 수 있을까?" 라고 하여 쓴 책이었고, 그 책을 토대로 만든 영화가 바로 카모메식당! 암튼 나는 영화로 먼저 접했었음.
아직도 이 영화를 우연히 접했을 때가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데.. 그 때 아마 우연히 접하지 못했다면 평생 이 영화를 모를 수도 있었겠구나 싶은걸 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다.
아마 2010년 즈음으로 기억하는데, 그 당시의 나는 전역을 하고 이미 고시공부 2년차에 접어들던 고시생이었다. 한번 낙방하고 이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공부를 하던 시기였는데.. 그때 부모님이 여행을 가시고 혼자 공부를 하다 늦은밤에 문득 티비를 켰었는데, OBS방송이 처음에 보였고, 그 곳에서 카모메식당이라는 영화를 틀어주고 있었다는.. 처음에는 이거 뭐지? 하며 언뜻 지나치듯이 보고 물을 떠서 마시다가 어느순간 자리에 앉아 영화를 끝까지 본 나를 발견 ㄷㄷ
처음에는 카메라의 구도도 거의 움직임이 없고, 뭔가 다들 느릿느릿하고 이런 이상한 영화도 있나 싶었는데, 그 특유의 매력에 빠졌던 것 같다..
일본인 주인공이 핀란드에 가서 식당을 차리며 벌어지는 잔잔한 이야기인데, 주인공의 담담한 생활이 뭔가 그 당시 쫓기듯 지냈던 나에게 한방 먹여준 느낌이랄까.. 고시공부로 좀 지쳐있기도 했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걸 행복으로 생각하고, 크게 별다를 것은 없지만 당연한 일상을 고맙게 생각하며 지내는 주인공이 참으로 멋있어보였다.
물론 이 영화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그 이후로 더이상은 고시만 준비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복학 후 운좋게 졸업전 취업도 할 수 있었고, 나름의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다. 취업을 하고 나서 카모메식당 영화도 다시 한번 추억을 떠올리며 보고, 책도 있다고 해서 사서 읽어보았는데....(반전..)??
바로바로 엄청난 반전이 있었으니...(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시간제약상 주인공이 왜 핀란드로 왔는지 어떤 생활을 했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는 아예 나오지 않았었음)
주인공이 핀란드에 가서 식당을 열고, 나름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바로...
핀란드로 떠나기전 일본에서 복권에 당첨되었다는 놀라운 이야기....가 책속에 숨어있었다. ㄷㄷ
그당시의 감정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역시나 돈으로 온전히 행복을 살 수는 없어도 주인공이 아예 그럴 돈이 없었다면 핀란드 비행기티켓도 못 샀을거고, 핀란드에 정착할 수나 있었을까 싶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어도,
주인공을 핀란드로 떠날 수 있게 해줌.
결과적으로 주인공은 행복감까지 느끼면서 생활가능.
그렇게 즐기며 하다보니 식당도 잘됨.
암튼 그때 이 내용을 책에서 읽었을 때의 충격이란....ㅋㅋㅋㅋㅋㅋ 복권 당첨이라닛... 어쩐지 주인공 표정이 너무 평온하고 여유가 느껴지더라고 ...
그러니까 여러분.. 슬로우무비건 삶의 만족이건 간에, 일단 자본주의에서 돈은 상당히 중요한 것이랍니다!! ㅎㅎ
그냥 돈없이 슬로우무비 찍으면 주인공이 아마 슬펐을 거임...
이런 힐링무비에서조차 해답을 주네..ㅋㅋㅋㅋ
혹시나 영화를 보지 못하신 분은 한번쯤 보시면 꽤 힐링이 될만한 영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특히나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오다 지쳐있는 분들에게는 더욱 깊게 다가오지 않을까..?(잠시 쉬라는 거고, 자본주의에서는 어느순간까지는 계속 열심히 달려야됩니데이!! 영화보고 잠시 쉬어갔다가 다시 달리는 걸로!)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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