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와이프는 약속이 있어 혼자 저녁을 해결하고, 간만에 따신 물에 입욕제 넣고 반신욕을 즐기고 있던 가운데, 울린 한통의 카톡..
내가 신혼때 집 근처에 있었던 단골식당 사장님이셨다..
티거동생, 잘 지내요?
안부의 느낌이 아닌 느낌적인 느낌
내가 결혼하고 집 근처에 맛있는 식당이 있었는데, 초반에 정말 자주 가게 되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식당 사장님과 많이 친해지기도 했고, 언젠가는 따로 술도 한잔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중에 코로나를 맞게 되었고, 힘든 시기를 겪고 계셨었는데..ㅠㅠ 그나마 식당 출입이 좀 될때 21년초 즈음이었나 방문했을때 이야기를 듣게 되었음..
식당 잘될때는 1년에 1~2억은 그냥 쉽게 모았었는데(매출 말고 순 현금 모으신 돈 ㄷㄷ), 코로나 때문에 그렇게 모았던 돈 생활비랑 가게 유지비로 까먹기 시작했고, 어느순간 상가 보증금도 까먹기 시작했다고.. (고기집이라 저녁 장사가 대부분인데 시간 제한 등으로 거의 하루에 한팀도 못받는 상황들이 지속되시고, 임대료는 계속 나가고 했으니..)
그래서 몇달 임대료도 밀리기 시작해서 기존에 있던 아파트 파시고 좀 더 외곽지역에 싼 집으로 이사를 하셨다고 ㅠ
그래도 이제 코로나 풀리면 다시 장사도 좀 되고 하겠지라며 희망을 품으셨었고, 아마 직접 뵌 것은 그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최근에 우연히 예전 동네를 지나다가 그 식당이 다른 곳으로 바뀌어서 걱정을 하던 찰나에 받은 연락이었으니.. 아마 대부분 감을 잡으셨을 것 같다.
티거동생, 내가 부탁이 있는데...정말 부탁할 사람이 없어서..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돈 500만원만 좀 빌려줄 수 없을까 싶어서.. 라고..
나도 이런저런 사연을 만들어서 돈이 없어서 도움이 못 될 것 같다.. 미안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니, 그 뒤로 식당을 접고 잠시 버텨보려고 배달도 하고 이것저것 했는데 신용불량자도 되고, 개인파산 신청도 해봤는데 거절 당해서 오늘 500만원을 못 갚으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ㅠ
대부업체에서도 거절을 당해서 이렇게 부탁했다고, 괜한 부탁 해서 미안하다고..(대부업체에서도 거절할 정도면 돈 못받는다 생각하고 그냥 달라는거랑 다름 없지 않나.. ㄷㄷ)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지만, 나는 일절 돈 관련 거래는 하지 않는 주의라 처음에 끊어주는게 좋다는 걸 알고 있음.
그리고 돈을 빌려주던 안 빌려주던 간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 이상 지금의 관계도 끝난다고 봄.
근데 사실 그정도의 절친도 아니긴 했는데.. 맛있어서 자주 가긴 했지만...(물론, 절친이어도 돈 거래는 아예 안 함.)
정말 좋아했던 사장님이고 다시 재기하기를 바랄뿐이다..
돈이 없으면 돈 앞에 무릎꿇게 되는 일이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던..
나도 정신 단디 차리고 돈 앞에 무릎꿇지 않도록 돈에 더욱 집착하며, 파이프라인도 만들고 좋은 자산도 열심히 모아가야겠다!!
자산을 심자!!
- 끝 -
'잡담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청 재밌지만, 씁쓸함도 함께 느낄 수 있는 일드 리갈하이 (0) | 2022.07.19 |
---|---|
쿠팡플레이시리즈 토트넘 한국투어 첫경기vs팀K리그직관후기 (0) | 2022.07.14 |
자주가던 맛집이 폐점한 이유를 곰곰히 돌이켜보니 (0) | 2022.07.06 |
프로스트의 '가지않은 길'을 읽으며 드는 생각 (0) | 2022.07.01 |
3년이 다되어가는 나의루틴중 하나 (0) | 2022.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