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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시절 휴학을 하고 3년 정도 공인회계사 수험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사실 막연하게 문과에 들어갔고, 문과중에서는 그나마 경영학부가 낫다고 이야기만 듣고 입학한 나였기에 그 이후에 진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목표는 가지고 있지 않았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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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공인회계사가 전문직으로 좋다고 이야기를 듣고, 그 공부도 사실 막연하게 시작을 하게 되었다.
풀로 3년을 휴학해서 학교 도서관에서 매일 살다시피하며(집에서 학교를 걸어다녔음 ㅎㅎ) 하루에 최소 12시간~ 최대 15시간 이상은 소위 말하는 엉덩이가 닳도록 꽤 열심히 했었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크게 좋지는 않아도 성실하고 무던하게 자리를 지키는 게 나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였는데, 이 수험생활로 인해 그러한 장점이 더욱 강해진 계기가 되었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시험 결과로만 보면 나는 실패했다.. 그 당시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나는데, 시험을 마친 후 집에 와서 부모님은 거실에 계시고 나는 초조하게 방안에서 가채점을 했던 기억.. 아예 망쳤다고 생각했던 과목이 생각보다 선방하며 기대감을 주었던 기억.. 그렇게 다 채점하고 총점 328점으로 나타났던 계산기록..합격 점수는 33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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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로 나와서 부모님께 이 결과를 말씀드리며, 나도 모르게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나는 최선을 다했고 그랬기에 결과에 승복했는데도 왜이렇게나 울었는지는 모르겠다.. 아쉽기도 하고 그동안 그래도 잘 버텼다 싶기도 했고 이런저런 감정이 한번에 올라왔던 것 같다..
부모님께서는 한문제 차이인데 한번 더 하면 되지 않겠냐고 말씀하셨지만, 나는 이제 3년이면 충분히 공부했다고 생각한다고.. 자격증 자체가 더욱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사실 그 이상 수험생활에 쓸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기도 했다..
암튼 그렇게 나는 복학을 바로 결정했고, 남은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면서 좋은 학점을 채워나갔다. 공인회계사 수험생활을 허투루 하지 않았다고 느끼는게, 복학 후 회계나 세법 등 공인회계사 관련 과목들의 강의는 항상 A+을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다른 회계관련 자격증들도 공인회계사 수험 경험을 살려 쉽게 쉽게 취득을 할 수 있었고, 운이 좋게도 4학년 2학기 졸업 전에 취업을 확정지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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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때 과감하게 공인회계사 수험생활을 정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아마도 지금 그래도 어느정도 잘 지내고 있기 때문인 듯 싶지만.
그 수험생활이 나에게 있어 후회스러운 시기로 남은 것도 아니다. 결국 그 공부 경험을 바탕으로 졸업도 잘 할 수 있었고, 괜찮은 회사에 취업도 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공인회계사 시험으로 한정하면 실패의 기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의 인생 전체로 보자면 그 경험은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었고 결과적으로 성공의 기억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목표를 세우고 그 결과에 이루지 못했다고 당신은 실패한 것이 아니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보냈던 시간들이 당신에게 추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대신 그러기 위해서는 대충 해서는 안되고 그 목표를 위해 정말 내가 최선을 다했는가, 이 이상은 못했겠다 싶을 정도로 몰입해봐야만 그 경험이 후회없는 실패의 경험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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